법원, 검찰은 “횡령이든 뭐라도 걸어서 수사한다고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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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후플러스) 박동환 시민사회전문 기자 =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이 돈봉투 만찬 사건으로 면직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행정소송 재판에서 서울고법 행정6(부장판사 박형남) 재판장이 판사들이 했으면 검찰은 횡령이든 뭐라도 걸어서 수사한다고 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서울고법 행정6부는 1일 후배 검사들에게 격려금 명목으로 돈봉투를 건넨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면직 처분을 받고 옷을 벗은 안 전 국장이 법무부를 상대로 낸 면직처분취소청구 소송 2심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안 전 국장 측 변호인은 ‘1심은 특수활동비를 지급한 방식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는데, 이는 관행이었고 그런 게 반드시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재판장인 박 부장판사가 검찰국장이 중요한 사건에 대해서는 검사장을 통해 검사들에게 수사기밀비를 지출하느냐고 발언을 시작하면서 비유는 적절하지 않지만, 요새 검사들이 판사들을 기소한 사례에 비춰보면, 마치 재판이 끝난 이후에 법원행정처 차장이 소속 법원장과 재판장을 만나서 밥 먹은 뒤 재판 잘했다며 격려금을 준 것과 같다고 자기 생각을 밝혔다.

 

더불어 박 부장판사는 만약 판사들이 이렇게 했다면 검찰은 횡령이든 뭐라도 걸어서 수사한다고 할 것이라며 법원에 대해서는 추상같이 수사하면서, 자기들에 대해서는 좋은 게 좋은 것 아니냐는 태도는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공무원이 수사가 끝났다고 해서 서로 간에 두 보스가 만나서 아랫사람에게 돈을 주는 건 너무 천박하다고 발언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법조계에서는 박 부장판사의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있다.

 

법원의 A 판사는 나도 검찰이 너무 심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자신이 맡은 사건 소송관계인에게 할 말은 아니거 같다고말했다.

 

법원은 1심에서 안 전 국장에게 지난해 12월 안 전 국장에 대한 면직은 지나치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박 부장판사의 발언은 사법농단 수사를 한 검찰을 상대로 제 눈의 들보는 외면한 채 법원만 나쁜 조직으로 매도했다는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 박 부장판사는 2016년 대법관 후보로도 거론된 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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