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후플러스) 박동환 시민사회전문기자 =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씨가 박 전 대통령 취임전부터 국정 운영을 쥐락펴락 의심되는 녹음 파일이 17일 공개되자 소비자연대 이진우 변호사는 최씨 말투나 상황을 주도하는 내용을 들어 보면 박 전 대통령이 취임하기도 전부터 최씨가 사실상 이 나라를 쥐락펴락 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녹음 내용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녹음 내용은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정호성 전 비서관 세 사람이 서울 모처에서 모여 취임사 내용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최씨가 '지시'하는 내용이다.

 

시사저널은 최씨가 박근혜 정부의 국정 운영에 깊숙이 개입한 증거라며 90분 분량의 '박근혜·최순실·정호성 비선 회의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세 사람의 대화가 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서 일부 공개된 적이 있지만 대규모 녹음 파일이 언론을 통해 외부에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녹음 내용을 들어보면 최씨는 박 전 대통령의 취임사에 들어갈 핵심 내용부터 세부적인 표현까지 일일이 수정할 것을 지시했다.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실무진이 준비한 취임사 초안을 읽고 최씨는 "팩트가 있어야지" 초안들이 별로라고 지적했다.

 

또 정 전 비서관에게 딱 보면 모르냐고. 짜깁기해서 그냥 갖다 붙여가지고. 이거는 취임사가 아니라 무슨 경제장관회의, 총선에서 어디 나가서 얘기해야 하는 거지. 내가 보기엔 이거는 하나도 쓸모없다고 짜증을 냈다.

 

박근혜 정부의 4대 국정 기조인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 평화통일 기반 구축 등의 아이디어도 최씨 머리에서 구체화했다.

 

최씨는 첫 번째, 경제부흥을 일으키기 위해서 나는 경제부흥에서 가장 중요한 국정의 키(Key)를 ‘과학기술·IT 산업’이라고 생각한다, 취임사에 들어갈 문장을 그대로 불러주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최씨의 말을 듣고는 ‘그게 핵심이에요’라며 맞장구를 쳤다.

 

녹음 파일엔 최씨가 박 전 대통령의 말 중간에 끼어들며 지시를 하는 내용도 있다.

 

최씨는 박 전 대통령이 ‘창조경제는 결국 사람을 키우는’ 거란 거죠. 왜냐면 창의력과 아이디어라고 말하는 와중에 ‘그렇지, 경제를 잘하려면 아이디어와 사람을 키워야’라고 지적했다.

 

박 전 대통령이 부국(富國), 정국(正國), 평국(平國)이에요. 부국이란 건 부자 나라. 정국이란 건 바른, 부패 안 하고 신뢰가 쌓이고. 그다음 편안한 평국이라 말하자 최씨가 ‘평국을 조금 다른 말로 부국, 정국, 하여튼 이건 상의를 좀 해보세요’라고 박 전 대통령과 정 전 비서관에게 지시하자 박 전 대통령은 "예예예"라고 대답하는 내용도 공개했다.

 

또 최씨는 박 전 대통령이 앞에 있는데도 정 전 비서관에게 자신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다며 호통을 쳤다.

 

최씨는 취임사 내용을 얘기하는 걸 정 전 비서관이 듣고만 있자 ‘좀 적어요’라고 짜증을 내거나 ‘빨리 써요, 정 과장님!’ 소리를 질렀다.

 

세 사람의 이 같은 녹음 파일에 대해 시민들은 어떠한 경우에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분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