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환경부…태풍이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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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넘게 지속된 폭염과 함께 낙동강 수질이 공업용수 수준으로 떨어졌고, 하늘에서 내려다본 낙동강은 온통 녹색으로 뒤덮여있습니다.

 

경남 창원 시민들이 마시는 물의 취수지인 창녕함안보를 검사한 결과 수질 최하 등급인 6등급이 나왔으며, 지난 6일 환경부 조사에서 조류경보 '경계'단계가 발령되었고 가장 높은 수준의 경보인 '대발생'단계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또 대구 시민들의 식수원인 강정고령보 상류 매곡취수장, 부산 시민들의 식수원인 매리와 물금 취수장 인근의 낙동강 원수 수질을 조사한 결과 매곡을 제외한 나머지 취수장의 원수가 모두 최하등급인 6등급이 나왔습니다.

 

환경정책기본법상 수질이 6등급일 경우 용존산소가 거의 없는 오염된 물로, 생명체가 생존하기 어렵습니다.

 

환경시민단체들은 보 수문을 닫아 놓으면서 물의 흐름이 정체되어 녹조 발생이 심각해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재난 수준의 녹조현상을 호전시킬 유일한 방안으로 보이는 '보 개방'을 놓고 환경 당국이 머뭇거리는 가운데, 벼랑 끝 환경부의 동아줄이 되어줄 태풍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녹조 현상은 수온이 20℃ 이하로 떨어지고 물의 표층과 심층이 뒤섞이면 완화되기 때문에, 많은 비와 강한 바람을 동반한 태풍은 녹조 완화에 큰 도움을 줍니다.

 

23일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예상되는 19호 태풍 '솔릭'은 2012년 이후 6년만에 상륙하는 강력한 태풍입니다.

 

반기성 예보센터장은 "위성사진을 보면 태풍의 눈이 아주 또렷이 보인다. 최근 몇 년 동안 이정도로 우리나라에 가까이 온 태풍 중에서 태풍의 눈이 보인 적이 없었다. 태풍의 눈이 보이는 경우는 상당히 강한 태풍"이라며

 

"이번 태풍은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나라 주변으로 지나갔던 태풍 중 가장 강한 태풍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태풍 '솔릭'이 기록적인 폭염과 녹조 현상을 다소 누그러뜨릴 것으로 보이지만, 강한 비바람을 동반한 만큼 한반도를 관통하는 과정에서 피해 역시 상당할 것으로 보여 각별한 피해 대비가 요구됩니다.

 

현정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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